학교에서의 일이다.
몇일전에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청소 아주머니가 주인좀 찾아 주라며 다이어리를 주셨다.
전화번호가 개인정보라고 되어 있는 곳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 한개 뿐이었고,
혹시나 해서 그 번호로 다이어리의 주인이 맞으시냐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응답이 없었고, 나는 다이어리를 학과 사무실에 맡겨 둘 수 밖에 없었다.
조교 선생님이 혹시나 주인을 찾으면 감사의 전화라도 하게 내 전화번호를 말해 달라고 했지만,
내가 찾은것도 아닌데 뭘 감사냐고 나왔다.


몇일이 지난 오늘 아침.

처음 보는 서울의 전화번호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으니 꽤 연세가 있으신분께서 다이어리 때문에 문자 주신분이 맞냐고 물어보신다.
맞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떤 다이어리냐고 하셔서 학교에서 주운 학교 다이어리라고 말하니,
자기는 학교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 단순히 전화번호가 잘못 적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도 연신 "그래도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하신다.
나이가 60대 후반이시며 회사의 사장님이라고 하시는데,
자기한테 도움이 되지도 않았는데 연신 '고마워요'라는 말을 하시는데,
몸둘바를 몰랐다.


이런 분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란 얼마나 멋질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알고, 누구에게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임하는 분.

이런 마음을 알게 해줘서 오히려 내가 감사 드리고 싶다.


언젠가 이런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세상의 무엇하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내 곁에 있어 주는 것을 매우 감사히 여기자"고,

숨을 쉬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공기한테도 감사하고,
내가 힘들때 항상 내 옆에 있어줬던 그녀석에게도 감사하고,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 둘 수 있는 종이, 연필 들에게도 감사하고.

내게 다시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해준 그 아이에게도 감사하고,
그래서 이렇게 멋진 세상을 활보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준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

세상 만물 하나 나를 위한 것 없으니,
자신의 것이 아닌데도 당연한듯이 누리고 사는 우리들은,
그 모든것에 감사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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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xxero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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